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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 (10)
암살 (밀정, 전지현의 재발견, 일제강점기)

누군가에게 배신당한 경험이 있다면, 이 영화가 단순한 액션물로 보이지 않을 겁니다. 저도 얼마 전 가족에게 뒤통수를 맞은 뒤 이 영화를 다시 꺼내 봤는데, 처음 봤을 때와는 전혀 다른 감정으로 화면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2015년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암살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 액션 영화입니다.밀정이 무너뜨리는 것들영화를 보면서 제가 가장 오래 붙잡혀 있었던 장면은 화려한 총격전이 아니었습니다. 동지를 팔아넘기는 밀정의 존재 앞에서, 저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습니다.밀정(密偵)이란 적의 편에 서서 내부 정보를 넘기는 이중 첩자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같은 편인 척하며 조직을 무너뜨리는 내부의 적입니다. 독립운동 조직에서 밀정 한 명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단순히..

카테고리 없음 2026. 6. 15. 20:33
헬로우고스트 (줄거리, 등장인물, 가족의 의미)

가족이 있으면 행복하다는 말, 정말 모두에게 해당되는 걸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말을 한참 동안 다시 생각했습니다. 2010년 개봉한 '헬로우고스트'는 죽음과 상실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코미디 서사 위에 올려놓은 작품입니다. 웃다가 결국 울게 되는 영화인데, 제가 눈물을 흘린 이유가 단순히 슬퍼서만은 아니었습니다.줄거리 속에 숨겨진 반전 — 귀신들의 정체주인공 강상만(차태현 분)은 반복된 자살 시도 끝에 병원에 실려가고, 깨어난 뒤 네 명의 귀신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욕쟁이 할아버지, 눈물 많은 아주머니, 장난꾸러기 아이, 바람기 있는 청년. 이 조합이 만들어내는 소동이 영화 전반부를 이끌어 갑니다.그런데 이 영화에서 핵심적인 서사 장치는 바로 플래시백(flashback)입니다. 플래시백이란 ..

카테고리 없음 2026. 6. 15. 17:28
괴물 (가족애, 흥행성과, 봉준호의 디테일)

괴수 영화라고 하면 대부분 자극적인 액션과 공포가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처음 괴물을 볼 때 그런 기대로 앉았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머릿속에 남은 건 괴물의 생김새가 아니라, 변희봉 배우가 가족들에게 먼저 가라고 손짓하던 그 장면이었습니다. 괴수 영화가 이렇게 찡할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단순한 괴수 영화가 아니다, 가족애일반적으로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괴수 영화는 스펙터클한 시각 효과와 공포감을 앞세운다고 알려져 있지만, 괴물은 그 공식에서 다른 방식으로 한참 비껴 나 있습니다. 이 영화의 서사 구조는 철저하게 가족이라는 단위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한강변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던 박강두 일가가 괴물에게 딸 혜진을 빼앗기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이후 전개는 블록버스터라기보다 가족 드..

카테고리 없음 2026. 6. 12. 18:35
소림축구 (추억의 장면, 웃음과 감동, 성장)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 소림축구를 봤을 때, 그냥 웃기려고 만든 영화겠거니 했거든요.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웃겼는데 먹먹했고, 황당했는데 뭔가 찔렸습니다. 주성치가 그냥 개그맨이 아니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추억의 장면들제가 처음 소림축구를 본 건 어릴 때였습니다.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 온 테이프를 TV에 연결해서 봤는데, 지금도 그 거실 풍경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당시엔 인터넷도 SNS도 없었으니 정보는 오직 친구 입소문이 전부였고, "소림 무공으로 축구를 한다"는 말 한 마디에 이미 마음이 반쯤 넘어간 상태였습니다.영화는 개봉 당시 홍콩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고, 아시아 전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6. 6. 12. 15:31
엘리멘탈 (원소 세계관, 차이 극복, 픽사 연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픽사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아이들 영화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엘리멘탈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불과 물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제가 실제로 겪었던 감정들을 그대로 꺼내놓은 것 같아서 마음이 묘하게 복잡해졌습니다.원소 세계관이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이유픽사의 엘리멘탈은 2023년 개봉한 3D 애니메이션으로, 피터 손(Peter Sohn)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피터 손은 라따뚜이, 업 등 픽사의 대표작에서 스토리 아티스트로 참여한 경력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 그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은 이야기를 위한 장치 정도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이 영화에서 세계관 자체가 주제 의식을 직접 구현하..

카테고리 없음 2026. 6. 11. 18:24
서울의 봄 (군사반란, 정의, 역사의 승자)

솔직히 이건 영화를 보는 내내 저 자신이 너무 불편했습니다. 스크린 속 군인들이 명령과 양심 사이에서 갈등할 때, "저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1979년 12월 12일,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은 단순한 역사 드라마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그랬습니다.군사반란이란 무엇인가, 영화가 담은 역사적 맥락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된 직후 대한민국은 극도의 정치적 공백 상태에 빠졌습니다. 영화는 바로 그 혼돈의 틈을 파고듭니다. 육군 보안사령관 전두광이 이끄는 하나회 세력이 군 수뇌부를 장악하려는 쿠데타(coup d'état)를 일으키는 과정을 시간 순으로 촘촘하게 그려냅니다. 여기서 쿠데타란 무력 또는 위협을 통해 정..

카테고리 없음 2026. 6. 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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